일기장2009. 11. 23. 13:03

 한국 사람과 잘 맞는 성격의 외국 사람들은 누굴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남미 사람들, 그리고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사람들 정도가 아닐까 싶다. (칠레에서 니콜라스를 만났을 때 느낌을 떠올리면 프랑스도 추가해야 하지만, 일단 패쓰)

 그렇다면, 잘 안맞는 듯한 느낌의 사람들은?

 뭐, 호불호가 있겠지만, 미국, 영국, 독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임.)

......

 출국 전, 이런 저런 일로, 미사짱과  제대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를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정확히는 내가 챙기지 않았다. 쿨럭)
 앞의 글에서도 밝히긴 했지만, 이번 여행은 그닥 철저히 준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단순히,

'에이, 그냥 가서 보면 되지 뭐.. 공항이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핏 들렸던 그녀의 이야기..

"나 한 2시간은 늦게 나갈 지도 몰라. 다섯시나 되야 갈 듯~"

......

비행기는 예정시간보다 무려 한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

그날따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부리부리한 눈매;;의 외쿡 사람들;;; 좀 뻘쭘하다.

아, 이 이야기보다는 시카고 공항을 좀 디벼보자.

.뭔넘의 공항이 이리 커! -.-; - 출처 :: chicagotraveler.com.

내심 생각에, 커봐야 얼마나 크겠나.. 싶었던 이 공항,  알고봤더니 터미널만 4개다. -.-;; (각각 1, 2, 3, 5 터미널, 이중 5번 터미널은 국제선이다.)

 착륙후 제일 지겨운 부분이 사실 비행기가 터미널까지 택싱을 하는 건데, 나름 오래 걸린다고 느꼈던 인천공항보다 시카고 공항이 더 소요되는 것이었다.

역시, 미쿡 사람들 스케일 하나는 정말...

......

암튼, 일단 드는 생각은 '앗뿔싸' 였다.

 인천공항처럼 편리한 현대식 공항을 상상하고 있었고, 하다 못해 간사이 국제 공항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거짓말 많이 보태서 ) 샤롤 드골 공항이 떠올랐다. ㅠ.ㅜ

 그래도, 일단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기 위해서 아이폰의 Wifi를 켜보았다.

아싸~, Boingo 하나만 열려있었다.

'어, 그런데 원래 보잉고 서비스는 유료 아닌가...?'

......

훗, 인터넷 서비스, 유료였다. ㅠ.ㅜ

당초 계획은 도착해서 AT&T 등에서 Prepaid USIM 100 U$ 을 사서, iPhone의 숨결을 살리는(?)게 계획이었는데, 시카고 공항은 정말 공항 자체의 기능(?)에 충실하고 있었다.

.고민을 많이 했던 Boingo 서비스. 결론적으로는 잘썼다.

 보잉고 서비스 가격을 보니, 한달에 7불이란다.

'훗, 차가운 도시 남자 (= 공항에서 어리버리하게 돌아다니는 동양애 -.-;;)는 Boingo 정도는 써줘야...'

즉시 아이폰 통해서 카드 결제를 했다.
(사실 정말 편했다. 아이폰안의 사파리를 통해서 카드 결제를 하고, 바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편리함. '데이빗 포그'의 '단순함'에 대한 TED 강연이 생각난다.. :) - 아마 우리나라 였으면 대뜸 Active X 부터 깔고 봅시다~ 했을꺼고, 그나마 사파리라서 쓰지도 못했을 것이다. 쩝)

.최근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TED. 
.'뉴욕타임즈' IT 칼럼리스트 데이빗 포그의 '단순함이 통한다'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시간되면 꼭 한번 보시길.
(한글자막도 지원됩니다! 아싸~!)

 간단한 인증 절차 후, 인터넷 사용 가능. 핫핫~

 스카이프에 낼름 로긴해서 혹시 모르니 일단 미사짱의 집으로 전화를 해보았다.

"Hello?"
(앗, Diana  닷 - 미사짱의 룸미.)

"안녕 다이아나, 혹시 미사토 집에 있어?"
"오늘 학교에서도 못봤는데? 아마 학교에 있거나 하겠지. 혹시 너...?"

"응, 나 지금 오헤어 공항 터미널. -.-;;"
"늬들 약속은 잘 잡은 거야?"

"그,그게, 하하.. 뭐 그럭저럭 -.-;;;;;;; 오겠지 뭐~"
"-.-;;"

"-.-;;; 일단 알았쏘~ 기둘려보지 뭐~~ 생유~"

......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사짱 일본 핸폰 - 소프트 뱅크라 켜면 바로 로밍됨. 근데 가져갔을리가 없겠지 ㅠ.ㅜ - 으로 걸었다. 바로 받는 자동응답기.

......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작성해서 그녀에게 보내고, 난 인터넷 서핑질-.-;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

......

약 두시간 경과.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국제 미아가 되는 건 아닌가, 차라리 집으로 먼저 간다고 그럴껄 그랬나, 대략 찾아갈 수는 있는데, 나 버림받은건가, 호텔을 잡아야 하나, 흑흑...

.아,아니 뭐... 꼭 이정도 까지는 아니였지만서도;; - 톰; 형은 뉴욕이시군여 ㅠ.ㅜ(영화 터미널 에서).

바로 그순간, 어떤 동양인 아저씨가 나에게 접근해 온다.

"어디까지 가세욧?"

앗, 한국어다. 일단 긴장 모드.

"네,넷? 아 시내로 갈껀데요 일단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서 기다리고 있어요"
"뭐 타고 가실건데요?"
"전철 타고 가려구요."
"에이, 길이 막힐텐데.. 주소 있어요? 모셔다 드릴께요."
"(헉, 무셔..) 저기, 근데 뭐하는 분이세요?"

날렵하게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신다.

"여행사해요. 지금 손님 만나기로 했는데, 나오지 않네요. 혹시 모르니 필요하면 이야기해요."
"넹.. -.-;;"

명함을 받아서 주머니에 살포시;; 집어 넣고, 슬금 슬금 이 아저씨와 멀어지기 시작한다.

.......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대충 되었다 싶어서 한국에 전화를 걸었다. 일단 부모님께 보고를 하고, 전화를 끊는데.."

"저기.... "

(헉, 또 한국어다, 그리고 이번엔 여자?)

"네,넵?"

"저기, 전화 한통화만 쓸수 있을까요? 공항에서 만나기로 헀는데, 아직 오지를 않았나봐요."

-.-;;;;;;;;;;;;;;;;;;; 아 놔..

순간, 이 아주머니와 저 아저씨를 서로 소개시켜주고 나는 공짜로 태워달라고 할까.. 라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다.

......

아주머니께 전화를 잠시 빌려드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전화 잘 썼어요. 근데 준비성이 철저하네 핸폰도 가져오고~"
"아 네.."

인터넷 전화에 대해서 설명을 하지 않기로 순간 결심한 그 찰나,

저기 뒤쪽에서 쪼그만 녀석이 통통거리며 뛰어다닌다.

내 손은 본능적으로 위로 올라가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_____^

"아부짱~~(= Abraham Jong Young Park => Abraham => Abujjang)"

흑, 반가운 목소리~

"미사짱~~"

학교에서 정신없이 공항까지 왔다고 한다. 계속 미안하다고 하는 그녀에게 괜찮아 괜찮아를 연발했다.

늦으면 어떠니~ 나 국제 미아로 안만들어줘서 고마워~ ㅜ.ㅡ

^^;;;

.늦게라도 왕림해주신게 어디신가요? 흑흑 ToT - 사진은 시카고 시내에서.

잽싸게 그들을 뒤로 하고 미사짱과 난 CTA 를 타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공항에서 느꼈지만, 한국 사람들 참 많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찾아봤더니 시카고 북부쪽에는 한인 타운이 제법 크게 있다라는 걸 알게 되었고, 시내에서도 종종 한국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암튼, 반가워 미사짱. ^_^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코나-

......Bonus Stage......


(엔딩 롤이 올라오면서...)

......

장소 : 트램안

미사짱 : "근데 말야, 아부짱."
아부짱 : "응? 왜?"

미사짱 : "나 배고파. ToT"
아부짱 : "-.-;; 나도 배고파.."

미사짱 : "김치는?"
아부짱 : "당근 챙겼지. 라면도 종류별로 가져왔다구~"

미사짱 : "맛김도 챙겨왔어?"
아부짱 : "(어이 이봐, 사람도 왔다구 ㅠ.ㅜ) 그럼, 당근이지. 나리타에서 앙꼬 가득한 병아리 만쥬도 사왔어~"

미사짱 :"잘했어~! 히요꼬(만주이름) 먹어야 겠당 룰루~~ *^^*"
아부짱 : "ToT (어이, 이봐, 사람도 왔다니깐.. 아니 사람이 우선 아냐? ToT)"

......


그렇게, 시카고에서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더래나 뭐래나~ ;)

.밀레니엄 파크에서 둘이 같이 찰칵 - 거울 역할의 AT&T 금속 덩어리;;에게 감사~ ;).

Posted by 코나
일기장2009. 11. 17. 00:11
.시카고 시내를 거닐다.

 가끔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중 하나가, 악명높은 미국 입국 심사대가 아닐까 싶다. 뭐 흉흉한 이야기중에 당골 손님은 영국 입국 심사대 아닌가, 핫핫.. 앵글로 섹슨 아이들, 전세계적으로 사고 많이 쳐놓고 나선, 지들이 먼저 벌벌 떤다. 쯧쯔...

 암튼, 드디어 Chicago O'hare International Airport 에 도착했다.

특유의 빠른 속도로 이동, 드디어 Immigration 심사.

 미국 본토는 사실 예전에 파라과이 들어갈 때, 트랜스퍼를 위해서 잠시 거쳤던 게 전부. 특히 그때는 911 테러 전이었기에 별다른 고생 없이 pass 했었다.

.무시무시한;; 그곳. (구글이미지 펌).

 드디어 내차례, 웃음을 잃어버린 듯한 백인 남자가 날 쳐다본다.

 "미쿡에 왜왔어?"
"놀러왔엉 -.-; "
"오크파크에 머물꺼네? 누구네 집이야?"
"아 여친네 집. UIC 에서 공부하거든, 휴가 만들어서 왔지 후훗"
"얼마나 머물건데."
"담주 월요일 출국."
"미국 왔던 마지막이 언제여?"
"음 어디보자.. 한 5년전쯤 될꺼여."
"여친은 얼마나 있을껀데?"
"글쎄.. 올해 8월에 학기 시작해서... 뭐 박사과정이라 한 5년 하지 않을까? 암 같아서는 당장 내년에 들어오라 하고 싶당, 헤헤."
"......"

이쉑, 웃지도 않는 구나.. 뻘쭘. -.-;

가볍게 지문 인식 및 이쁜 얼굴 사진 찍은 뒤 들려오는 소리.

"Okay, Very Good!"

뭐, 뭐얌, 이게 다야? 뭐이리 간단해? -.-;; 괜히 긴장했잔아 쓰바...

아니다, 아직 '동식물 검사 써비스'가 남았다. 암것도 안적으려다가 괜히 걸리면 혼난다기에 '푸드'에 체크한 나.
 미국에 남겨놓는 총 금액;;은.. $ 50. 푸핫 -.-;;;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문서를 보고 나를 잡는 아저씨.

 "혹시 가방에 살아있는 식물 같은거  있어?"
"아뉘, 그런건 없고, 다 패키징 잘 되어있는 인스턴트 라면이랑 먹거리얌."
"통과~!"

뭐야 이거. 가방 검사도 안하네? -.-;;

야 너네 타이트 하다메, 조낸 짜증나게 한다메, 뭐니~ -.-;;;;;;

가방 찾는 거 제외하고는 어째 인천공항과 비슷한 속도로 심사대를 빠져나온 느낌이다. -.-;;

오, 드디어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오브 아메리카, 에스따도스 우니도스~~~

두리번 두리번.

근데, 미사짱. 어디있는겨? ㅠ.ㅜ

.흑, 어딧는겨~ ㅠ.ㅜ (사진은 지난 3월, 홍대 근처).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코나-

Posted by 코나